고객 경험 관리란 과연 무엇인가? (DT 시리즈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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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KSUG 뉴스레터 : Digital Transformation 시리즈 (4편)
고객 경험 관리란 과연 무엇인가?
2021년 7월 28일(수)
이번에는 Digital Transformation의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인 고객을 이해하는 방법, 고객 경험의 의미에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고객 관리라고 하면 보통 CRM 시스템을 연상하시기도 할 겁니다. 2000년대 초에 CRM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CRM (고객관계관리) 보다는 CXM (고객경험관리)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면서, 이를 위한 솔루션을 도입하고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하는 보다 근본적인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서 하버드 경영대의 크리스텐슨 교수가 연구한 내용을 설명을 드려 보겠습니다. 이 분은 파괴적 혁신이라는 용어를 만든 유명한 분이죠. 이분이 실험을 한 결과로 논문을 내고 책을 냈는데 그 안에 있었던 연구 사례입니다. 이 분의 보스턴 집 근처에 단골 밀크쉐이크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우연히 가게에 들렀다가 사장님과 매출을 증가시킬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더 고품질의 재료를 쓴다, 고객 서베이를 하고 원하는 메뉴를 추가한다, 더 맛나는 향료를 추가한다 등의 일반적인 답을 생각해 냈답니다. 그러자 이분은 얼마 후 대학원생을 보내서 고객과 직접 인터뷰를 시켰습니다. 영어로 이렇게 물어봤다고 합니다. “What are you hiring this milkshake for?” 여기에서 Hiring, 고용하다는 것을 밀크쉐이크에게 쓰기에는 아주 어색하지만 영어로는 그래도 의미가 통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말로 “뭣 때문에 이 밀크쉐이크를 샀느냐” 정도의 질문이겠지요? 그랬더니 아침 일찍 구매한 고객은 “길고 따분한 아침 출근 운전시에 졸리고 입이 심심해서요. 초컬릿바나 베이글도 좋은데 금방 먹게되고, 가루가 흘러서 운전석이 지저분해지는 것이 단점이죠”라고 하는 대답이 많았답니다. 늦은 오후에 구매한 고객은 좀 다릅니다. “아이를 학교에서 픽업하고 집에 가는 길인데 애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싶네요. 부담이 적은 것을 고르다 보니 밀크쉐이크는 그래도 재료가 밀크라서요, 장난감이나 탄산음료를 사주면 나중에 애 엄마에게 혼나요” 이런 대답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의 고객은 밀크쉐이크를 사려는 이유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고 밀크쉐이크의 경쟁 제품은 무엇이죠? 아침에는 쵸컬릿바와 베이글이고요, 오후에는 장난감이나 탄산음료네요. 그럼 여기에서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른 아침에는 오래 먹을 수 있게 밀크쉐이크를 보다 걸쭉하게 만들기, 과일 알맹이를 첨가해서 먼가 십히게 만들기, Pre-mix를 준비해 놓고 빨리 사가지고 가게 만들어 주기, 이런 것들이 아이디어 입니다. 늦은 오후는요? 아빠가 아무래도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것을 주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 느끼게 컵을 절반 Size로 줄이고 70%의 단가로 제공하기, 아이가 좋아할 작은 장난감을 선물로 붙여 주기 등입니다.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한 아이디어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죠?
질문이 근원을 향한 질문을 던지면 완전히 다른 본질적인 답을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게 만들 수 있을까를 연구하면 엉뚱한 해답이 나오는 것이죠. 고객은 이 제품이 무슨 일을 하기를 바라고 고용할까를 생각하면 다른 답이 나온다는 겁니다. 밀크쉐이크 문제의 접근은 보다 질 좋은 밀크쉐이크를 고객에 제공하는 것이 답이 아닙니다. 고객이 처한 특정 환경하에서 보다 나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이죠. 그러다 보니 고객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논리적이거나 기능적 측면이 아니고요, 감정적이거나 사회적 측면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고객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수집하는 데이터를 X-Data라고 합니다. X는 Experience의 약자입니다. 반대로 기업의 운영에서 취합되는 Data는 O-Data라고 합니다. O는 Operation의 약자입니다. O 데이터는 고객의 주문, 배송, 애프터 서비스 등의 일반 Operation을 분석하면 확보할 수 있는 Data입니다. 그러나 X-Data는 서베이를 치밀하게 하거나 SNS등과 협업을 해서 확보할 수 있는, 꼭 필요하나 구하기 상당히 어려운 Data입니다. 2018년말에 Qualtrics라는 고객 경험 (Customer Experience) 분석을 전문적으로 하는 솔루션 회사가 현금 9조원에 SAP에 인수 되었습니다. 연매출이 3천억 정도되는 회사인데 인수 가격이 9조원이나 되는 것을 보면 이 영역에 대한 가치를 엄청나게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와 유사한 경쟁사들이 몇 개가 있는데 모두 적어도 5조 이상의 기업 가치를 지닌 비상장 회사라고 하니 대단하죠. 고객의 진정한 욕구를 파악하기 위한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고객 경험에 대한 파악은 비정형적인 감성의 영역을 정량화하고 계량화해서 회사의 의사 결정에 활용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최근에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물건이 아닌 경험을 중시하고 이에 대해 기꺼이 지출을 하는 첫 소비 시대라고 합니다. 그리고 불만족을 경험하면 많은 수가 SNS를 통해 즉시 공유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어떤 조사 결과를 보니 기업 CEO들 중의 80%는 자사가 고객에게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이에 동의하는 고객은 8% 밖에 안된다는 기사를 보면 현실적으로 고객 경험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CXM (고객 경험 관리)에 대해 보통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기업이 고객의 end-to-end Lifecycle 상의 모든 Interaction에서, 고객의 생각과 반응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활동을 수행하여, 만족도 및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고객 관리를 수행하는 체계”. 이것은 마케팅 또는 고객 서비스 부서의 전담 업무 이거나 일회성 마케팅 캠페인 이나 고객 서베이를 정기적으로 하는 그런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고객의 경험과 Feedback에 대해 밀착 대응을 하는 유기적 Mechanism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보통 3단계로 프로세스를 수행합니다. 첫째로는 고객의 Feedback과 경험에 대한 Data를 수집합니다. 대상은 Customer, Brand, Product에 대한 경험이 중심입니다. 둘째로는 수집된 Data를 통계 분석해서, 현재의 상황에 대한 고객 관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 취해야 할 Actions에 대한 근거 제시합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취해야 할 follow-up Action을 기존 업무 시스템과 연동하여 실행하도록 요청을 생성하고, 그 경과를 지속 모니터링 하는 Closed Loop을 반복합니다. 기존 업무 시스템과 연동한다는 것은 e-Mail, 기업용 SNS, CRM 활동, Digital 마케팅 등과의 연계 프로세스를 사전에 정해 놓고 고객 경험에서 확보되어 계량화된 X-Data의 결과에 따라 여러가지 Operation이 작동을 하도록 정해 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실행안에는 담당자, 조직, 납기 등이 사전에 정의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이지요. 그리고 Action의 결과로 취한 일에 대해 사후 평가하는 메커니즘도 반드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고객 경험에 대한 Life-cycle 내에서의 취합 정보를 계량화한 X-Data를 ERP나 CRM 등의 기존 시스템에서 산출되는 O-Data와 연계시켜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작동되도록 구성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단 그러한 개념을 조직 내에 공통적으로 가지게 하기도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최근에 많은 기업에서 고민하고 투자하는 부분입니다. 위의 밀크쉐이크 사례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경험을 이해하고 나면 실제 개선 방안은 일반적으로 생각해낼 수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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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유저님의 댓글
관심유저 작성일 2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