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그린토큰으로 지속가능 팜유 공급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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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비누가 환경과 생물 다양성을 파괴한다면? 지속가능한 팜유 공급망을 내세우지만 입증한 길이 없다면? 팜유 가치사슬 전반을 투명하게 추적 관리할 블록체인 기반의 그린토큰이라면 모두 대응 가능합니다. 유니레버의 이야기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글쓴이: 정대천(Jackie Jeong)
나이팅게일과 생명을 살리는 비누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생명을 구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제품은 무엇일까요? 현대의 많은 의학 전문가와 역사학자가 망설임 없이 ‘비누’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비누는 근세까지 귀족이나 특권층의 전유물이었죠. 19세기초 처음으로 공장 생산이 시작되면서 일반 시민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807년 영국에서 ‘피어스 비누(유니레버에 인수됨)’라는 최초의 비누 브랜드도 나왔지만 초창기에는 여전히 일상의 필수품으로 인식되지는 않았습니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면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헌신적인 간호가 세상에 빛을 발하는데, 그 중심에 흥미로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나이팅 게일은 전쟁 중에 총상으로 죽는 병사보다 불결한 환경에서 감염과 전염으로 죽는 전사자가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일상의 손 씻기와 병상의 위생 관리에 힘을 썼습니다.
편집자 주 – 통계학과 수학에 능통한 나이팅게일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20대에 전문 간호사와 병원 관리자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통계학을 배우며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열정을 보였습니다. 크림전쟁 중에 38명의 간호사들과 육군 병원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총상으로 인한 사망과 예방할 수 있었던 사망 등을 통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합니다. 누구나 알기 쉽게 요즘의 인포그래픽 수준의 차트를 공개하죠.
나이팅게일이 만든 월별 크림전쟁 전사자 사망 원인 차트
그로 인해 전사자는 큰 폭으로 줄었고 이 경험은 그대로 미국의 남북 전쟁에 교훈이 되어 참전한 병사들의 비누 사용이 의무화 됩니다.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간 군인들에 의해 비누로 손 씻는 습관이 대중화되며 일상 속에 위생 관념이 자리 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프록터앤갬블(P&G)은 비누 사업으로 특수를 누렸고 이후 글로벌 소비재 회사로 성장합니다.
전염병으로 한 마을이 떼죽음을 당하고 총상보다 감염 사망자가 더 많았던 시대에 비누의 대중화는 인간의 수명을 20년 이상 늘려주는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유럽과 북미에서 대중화된 비누가 오늘날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일상의 필수품이 된 데에는 앞서 언급한 유니레버(Unilever)와 프록터앤갬블(P&G)의 역할이 큽니다.
비누의 대량 생산에 기여한 팜유
유니레버와 프록터앤갬블이 오늘의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성장한데는 비누 사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비누 재료로 소나 돼지의 유지, 코코넛 / 올리브 오일 등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때, 서아프리카에서 재배되는 팜유(Palm Oil)가 대체재로 각광받기 시작합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경작지 대비 생산성이 코코넛, 올리브 등 다른 식물성 유지보다 10배 이상 높기 때문입니다.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콜롬비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열대우림에 경쟁적으로 팜유 농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근에 제조 공장을 세워 비누에서 샴푸, 세제, 라면, 마가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화에 앞장섰습니다.
식품, 유지, 에너지, 유통 등 팜유의 다양한 용도
20세기 동안 팜유 농장은 급속하게 늘었고, 제품 종류도 크게 확대되어 최근 보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마트의 진열대를 채우는 식음료, 일상 용품 중 절반 이상에 팜유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 같은 폭발적 수요 증가로 인해 자연 생태계의 요람이던 열대우림이 팜유 농장으로 빠르게 대체되며 급기야 인류 환경과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회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결국 비누와 세제 등을 통해 우리가 위생과 건강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1세기가 흐른 지금 크나 큰 나비의 날개짓이 되어 환경 파괴, 지구 온난화, 인권 문제라는 청구서로 되돌아 왔습니다.
더러운 팜유 문제와 지속가능한 팜유 추구
2008년 그린피스는 ‘더러운 팜유(Dirty Palm Oil)’ 캠페인을 통해 유니레버, P&G, 네슬레, 펩시코 등 글로벌 뷰티, 소비재 업체를 고소하며, 환경 파괴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무분별한 산림벌채는 생물 다양성에 큰 위협이 되고 대체된 팜유 농장에서 사용된 비료와 살충제로 수질 오염이 심각해졌으며, 생산에 투입된 아동과 원주민의 노동 착취 문제가 비영리기구(NGO) 단체에 의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환경보호, 윤리경영 측면에서 모범적인 회사로 알려진 유니레버는 더러운 팜유 캠페인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었고, 시민 단체의 불매 운동으로 경제적 손실까지 피해가 확산 되었습니다.
2004년부터 다양한 기관, 단체, 기업들과 연대하여 지속가능한 팜유 산업 협의체(RSPO, 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를 구성하고 삼림 벌채나 불법 화전 없이 기름야자(Oil Palm) 나무를 재배하고 투명하게 유통하자는 운동을 시작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그 투명성을 검증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더하여 2014년부터 고해상도의 인공위성 데이터를 통해 팜유가 생산되는 토지와 관련한 산림 벌채 현장을 감시하고 유통망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환경 단체와 소비자에게 다소간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지만, 팜유가 유통되는 공급망 전체에 걸쳐 정확한 재료관리, 탄소회계 관리, 지속가능 인증서 보고 등 글로벌 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내년부터 적용될 지속가능 공시기준, 지금 준비해야 | SAP 뉴스센터 블로그
소비자와 투자자, 여러 이해관계자가 기업에 투명경영과 책임경영 확대를 요구하면서 지속가능성 공시는 중요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월간 인사이트 3월호와 함께 당장 내년부터 적용될 지속가능 공시기준에 대응할 준비를 시작하세요.
그러던중 2022년 3월 마침내 유니레버는 유럽 최대의 IT기업인 SAP와의 협력을 통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해법을 발표합니다. SAP가 제공하는 그린토큰(GreenToken)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팜유의 생산, 정제, 바이오 재품 제조에 관여하는 모든 유통 업체들과 공동으로 투명한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팜유 공급망을 투명하게 추적
아래와 같이 원산지에서 생산된 팜유가 열분해, 나프타 공정을 통해 폴리에틸렌으로 가공되고 다시 유니레버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이 되는 일련의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명하게 추적, 감시하게 됩니다.
팜유를 원료로 하는 소비재 완제품 가공 공정
각각의 공정 별로 가상의 토큰을 부여하여 입고되는 재료의 수량과 제품 유형, 입고 시간, 지속가능 인증 정보 등을 생성하고, 다시 출고 단계에서는 산출물의 수량, 시간, 전환 수율, ISCC+ 인증 감사 보고서까지 토큰에 기입하도록 하여 관리가 필요한 모든 단계에서 투명하게 공급망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린토큰(GreenToken)으로 보다 상세하게 다음 같은 기능들을 관리,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 인증된 원료에 CSV 파일 형태로 지속 가능성 토큰, 그린토큰을 생성하고 배송정보를 업로드
- GreenToken UI 또는CSV파일을 통해 입고 자재를 SKGC가 지정한 수율로 출고 자재로 변환
- 입고 및 출고 자재의 속성을 작성하고 관리
- 입/출고 자재간의 Mass Balance 회계(인증재료% vs. 비인증재료%) 추적
- 입/출고 자재의 이동에 대한 ISCC+ 기반 감사 보고서를 생성
- GreenToken UI 또는 일정한 CSV파일을 통해 판매 주문/출고자재 이동에 대해 토큰 할당
- GreenToken 참여기업(온라인) 및 참여하지 않은 오프라인 기업의 입/출고 자재 이동을 모두 추적
- GreenToken 거래와 관련된 입고, 전환 및 출고자재 이동 기록을 유지/보고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제품의 관리연속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QR 코드를 생성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토큰 관리
이 전체 공급망에서 우리에게 낮익은 대한민국 화학기업, SK지오센트릭(SKGC)이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정유회사인 대한석유공사에 뿌리를 둔 종합 화학기업으로 전체 프로젝트에서 폴리에틸레 제조 공정을 맡았습니다.
정유업체인 쉘(Shell)로부터 에틸렌을 공급받아 중합과정을 통해 폴리에틸렌을 생산하고, 베리글로벌(Berry Global)에 공급함으로 최종 고객인 유니레버가 필요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기여합니다.
유니레버, 블록체인으로 산림 벌채 없는 공급망 구축
원산지에서부터 그린토큰이 부여된 팜유는 각 과정을 거칠때마다 재료의 수량과 제품 유형, 입/출고 시간, 지속가능 인증 정보 등이 기입되어 유통됨으로 전체 과정에 걸쳐 투명하게 탄소회계는 물론 ESG관련 인증 보고가 보장됩니다.
제품 단계별 Mass Balance를 보여주는 그린토큰 화면 예시
이 같은 실시간의 자동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유니레버는 산림 벌채가 없는 공급망 구축 목표를 2023년까지 달성할 예정이며, 함께 참여한 SK지오센트릭, 쉘, 네스트(Neste)등의 화학 기업들은 ISCC+ 기반의 국제 친환경 제품인증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유니레버는 2023년까지 산림 벌채가 없는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 같은 기업들이 원료 공급망을 추적하고 인간과 지구를 존중하는 상품을 공급하도록 도울 잠재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SAP의 그린토큰(GreenToken) 실험으로 얻은 긍정적 결과에 감사하며 그린토큰 도입으로 추적 가능하고 투명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브 잉그램(Dave Ingram) 유니레버 구매 총괄 책임자
그리고 한국 대표 기업인 SK지오센트릭은 이번 그린토큰 프로젝트를 통해 ESG 평가와 관련한 국제 표준화 대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전망입니다.
지구 환경을 지키는 공급망과 지속가능한 내일을 설계하는 기업들은 SAP와 함께 합니다.
태그:GreenToken, Jackie Jeong, SKGC, SK지오센트릭, 공급망, 그린토큰, 그린피스, 기름야자, 나이팅게일, 더러운 팜유,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비누, 오일팜, 유니레버, 지속가능공급망, 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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